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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남 탓만 한다고 미세먼지는 해결되지 않는다

요즘 뉴스에서는 미세먼지 문제가 거의 매일 나오고 있다. 연일 나쁜 공기를 들이마시며 나 또한 중국 욕을 하고 있다. 뭐가 어찌 되었건 미세먼지가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미세먼지는 공기가 정체될 때 나빠진다. 당연하다. 공기가 흘러가지 않으니 나쁘던 좋던 거기에 있던 물질들이 농축되게 된다. 이러면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까지도 올라가기도 한다. 이러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더해지는 날이면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는다. 

이 미세먼지 문제 때문에 정부를 탓하는 사람이 간간히 보인다. 그냥 문재인 정권을 무작정 깎아내리려는 사람도 있어 보이지만 정말 순수하게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는 사람도 보이기는 한다. 정부에서 뭘 했냐며 말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뭘 하느냐고 하냐면 일단 중국이랑 협력은 하고 있다. 이미 지난번에 중국과의 회담에서 한국 탓이라는 어이없는 망발이 들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협력은 하고 있다.

중국에게 큰 소리를 내야 하고 압박해야 하고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도 많이 보이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에서 내는 소리 따위 중국이 못 들은 척하면 끝이다. 오히려 중국에 유리한 자료만 들이밀며 적반하장격으로 한국을 압박할지도 모른다. 지난 사드 사태처럼 경제적인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국내 여론만 믿고 자극적으로 중국을 상대하다 돌아온 책임을 그 사람들도 함께 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나마 현실적인 것은 결국 국내발 미세먼지를 잡는 것뿐이다. 그 출발로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노후 경유차의 운행을 일부 중단시키거나 공공기관 주자창 이용을 2부제로 제한하기도 한다. 이 정도의 조치는 안타깝지만 조그마한 수준의 조치에 그친다. 이런 미약한 조치마저도 저항하거나 의미 없다며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그 어디에도 우리나라보다 강력한 규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들 눈을 돌리는 것 같다. 비판 세력이 늘 의미 없다고 하는 노후 경유차의 제한이 우리나라보다 더 엄격하다. 왜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하겠나. 조금이라도 문제를 잡을 수 있다면 개선되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남 탓만 한다고 미세먼지는 해결되지 않는다.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발 요인이 크긴 하지만 단시간에 해결하기 매우 어렵고 험난하고 비현실적이다. 이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수단은 국내발 미세먼지만이라도 어떻게든 잡아보는 것이다. 아니면 바람이 중국 쪽으로 불어주길 빌어주던가. '매우나쁨' 수준을 '나쁨' 수준으로라도 낮출 수 있다면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의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아무런 의지가 없다고 하는 것도 그냥 선동일뿐이다. 중국은 이번 미중 무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줄이기에 상당히 노력하긴 했다. 너무 심해서 줄여도 별 티가 안 나서 문제일 뿐이다. 거기다 무역전쟁 여파가 최근에 크게 나타나고 있기도 한 점도 생각해야 한다. 이미 중국은 미세먼지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고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대한민국은 이런 중국의 의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외교적으로도 가장 현실적일 방법일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요즘 뭐하는지 모르겠다. 지난 두 정권 동안 미세먼지에 전혀 관심도 없고 중국에 찍소리 하나 못 하던 당이 지금의 정부가 무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자기네들 목을 조르게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결론은 뭐냐고? 문재인 정부 탓할 시간에 쓰레기 덜 버리기라도 실천하라는 말이다. 쓰레기 소각도 미세먼지의 주범이다.